우리는 왜 인생의 마지막에 도달하기 전까지 주의 깊고 진지하게 자기가 가는 길에 대해 생각하지 못할까.
이제는 삶을 곱씹으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불가해하게 뻗쳐 있던 길에 환한 등불이 밝혀지리라.
이 책은 소와 돼지를 잡는 도부를 비롯해 때밀이, 누드모델, 바텐더, 무명가수, 로프공, 트럭노점상, 교도관, 우편배달부, 밴드 마스터, 산불감시원, 무당(무속인) 등 우리 사회의 지독한 편견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을 낸 이유는 불현듯 삶이 괴롭고, 산다는 것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 우리 이웃의 삶을 둘러보면서 힘을 내기를 원해서였다. 또 사람들의 모진 곁눈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앞날을 열어가는 사람들을 재조명해보고도 싶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기본적으로 취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의치 않을 때는 지인들의 인맥을 통해 섭외할 수밖에 없었다. 알음알음 한 다리 건너 사람까지 총동원해야 했다. 그것이 먹히지 않을 때는 당사자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체험도 했고, 며칠 동안 걷고 뛰며 거리를 누비기도 했다. 뜨거운 태양이 쏟아지는 날부터 사나운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날까지 현장에 나갔다.
이 이야기들이 어떤 감동과 휴식을 줄는지 모르겠다. 단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진정한 활력이 깃들고 새 살을 채우는 나날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가득하다.
지난 3년 동안의 여정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니 가슴이 먹먹하다.
밥줄이야기 표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흥덕 작가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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