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Jean-François Millet) - 농민과 노동을 예술로 끌어올려 상류층을 비판한 화가

벼를 수확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생각나는 화가가 있다. 해 질 무렵, 한 쌍의 농부가 들녘에서 삼종기도를 올리는 그림 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다. 밀레는 들에서 일하다가 종이 울리면 일을 멈추고 죽은 이들을 위해 삼종기도 드렸던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을 그렸다. 이 작품을 자세히 보면 주변에 갈퀴와 바구니, 자루, 손수레 같은 농기구들을 볼 수 있다. 그가 농촌에 애정이 없었다면 그려내기 힘든 사물이다. 또 광활하고 황량한 들녘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숙하고 고요한 분위기는 밀레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는 농촌을 사랑했고, 노동을 찬미했으며, 인간을 귀중히 여기는 화가였다.밀레는 농민이나 노동자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19세기 당시 ‘농민 화가’라고 불릴..

미술과 인물 2024.09.27 1

수보드 굽타(Subodh Gupta) - 인도의 적나라한 빈곤과 구습을 이야기하다

인도가 보인다. 오랜 시간 동안 진보하고 거대화된 인도가 아니다. 경제성장과 서구화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곳에서 사는 인도인들의 일상이다. 삶의 가치가 물질로 판단되는 시대로 향하고 있다. 인간과 생명보다 돈과 이윤이 중요하고, 인간의 욕망까지도 조작하는 물질만능의 세상이다. 이러한 변화를 인도 또한 겪고 있다. 그러나 구습이 개혁되고, 봉건적 가풍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해도 인도의 자본주의는 힌두교와 카스트제도에 맞물려, 여전히 전근대적이고 피폐하다. 수보드 굽타(Subodh Gupta)는 인도 사회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인도의 모든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스테인리스 부엌용품이나 황동제 고물 식기와 힌두 문화를 반영하는 소 배설물이나 우유 같은 성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고, 인도인의 음식..

미술과 인물 2024.09.12 3

이념 문제 아닌, 다시 망각 없는 윤석열의 ‘친일’

망각 없는 삶은 없다. 수많은 허세와 실패, 가식과 증오, 오만과 질투, 실수와 과실도 신의 은총처럼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매번 사소한 과오와 허물이 머릿속에서 되새김질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끔찍한 고통이겠는가. 두통, 불면, 귀울림, 어지럼증, 과민, 손떨림증. 아마도 신경쇠약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을 매고 말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잊히지 않는 기억도 있다. 고난과 시련이 장시간 계속되거나 똑같은 기억이 반복되면 머릿속에 각인되고 만다.박근혜 정부 때는 ‘유신’이 그랬다. 1972년 10월 17일 비상계엄령 선포로 한국의 헌정이 중단되면서 1979년 10월 26일까지 유신시대가 이어졌다. 유신시대는 한국 현대사의 암흑기였다. 도덕과 이성은 마비됐고, 세상은 혼란했다. 한편에서는 유신을..

생각나무 2024.09.11 1

오방색으로 풀어낸 동양적 조형미, 이주영 ‘꿈을 그리면 꿈이 이뤄진다’전

파랑새가 날아들고, 커다란 물고기가 솟구친다. 커다란 나무에 맺힌 붉은 것이 나뭇잎인지 열매인지 궁금하고, 좌정한 채 날갯짓하는 두루미는 신령하기 그지없다.   강렬한 빛깔과 고전적인 짜임새가 돋보이는 이 작품들은 무엇을 함의할까?   한국의 전통 오방색과 대칭적 구성으로 동양적 조형미를 한껏 끌어올린 이주영 작가의 ‘꿈을 그리면 꿈이 이뤄진다’전이 오는 15일까지 목포 성옥기념관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주영 작가가 작품으로 그려낸 꿈은 새 생명의 탄생을 예고하는 ‘태몽’이다. 이 작가는 부모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들에게 색동저고리를 입혔던 것처럼 복을 상징하는 원색조로 태몽을 풀어냈다.   이번 전시에는 ‘꿈꾸는 아이들’, ‘존재의 빛’ 등 23점이 선보인다.

[영화] 임윤찬 우승 현장과 공연 실황 담은 ‘크레센도’ 11월 6일 개봉

임윤찬의 역사적인 우승 현장과 공연 실황을 담은 클래식 영화 ‘크레센도’가 11월 6일 개봉한다. 임윤찬은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했다. 2024년에는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2관왕을 수상했다. 지난 4월 발매한 ‘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도 수상했다.

[영화] 인간의 삶과 집에 담긴 가치에 관한 이야기 ‘한 채’ 11월 개봉

인간의 삶과 집에 담긴 가치를 느끼게 하는 영화 ‘한 채’가 11월 개봉한다. 이 영화는 안정적인 삶을 꿈꾸며 가짜 가정이 된 두 가족이 함께 진짜 집을 지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LG올레드 비전상과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고, 제25회 가치봄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연극] 해외입양의 감춰진 속살 들춰내는 연극 ‘홀로’

해외입양의 갖가지 문제점을 공론화하는 연극 ‘홀로’가 11일부터 17일까지 씨어터 쿰에서 열린다. 이 연극은 엄마이자 동시에 딸인 두 여자의 상처와 아픔을 형상화하면서 해외입양에 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해외입양은 보통 버려진 아이들의 희망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다르다. 해외입양 후 가정과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문화적 차이와 정체성의 혼란은 입양아들이 직면하는 대표적인 어려움이다.

[영화] 숫자 4의 불길함을 전면에 내세운 관람료 4,000원 호러 영화 ‘4분 44초’

숫자 4에 새겨진 불길한 상징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호러 영화 ‘4분 44초’가 11월 1일 개봉한다.  ‘4분 44초’에서 벌어지는 모든 미스터리의 시발점은 숫자 4다. 이 영화는 편당 4분 44초,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으며, 영화의 전체 러닝타임은 44분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104호, 204호... 804호’와 같이 4호 라인에 살고 있는 주민이거나 그곳을 방문한 사람이고, 관람료마저 4,000원이다.이 영화는 매일 4시 44분 입주민과 방문객이 연이어 실종되는 북촌아파트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공포 이야기다.

[전시] 지도에 새긴 ‘동학농민혁명, 청일전쟁 130주년 특별전’

지도에 새긴 동학농민혁명과 청일전쟁 ‘동학농민혁명, 청일전쟁 130주년 특별전’이 12월 31일까지 근현대사기념관에서 열린다.  동학농민혁명과 청일전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가른 역사적 순간이자 동아시아의 세력 판도를 뒤흔든 중대한 사건이었다. 이번 전시는 두 사건의 전개 과정을 대동여지도, 대한여지도, 일본 점령지 실측지도, 조선내란지도 등 19세기 후반 조선과 일본에서 제작된 다양한 지도를 통해 시각적으로 조명한다. 아울러  동학 경전인 『동경대전』의 최초 판본인 1880년 인제 경진판과 현존하는 『용담유사』 판본 중 가장 오래된 1893년 계사판,  동학농민혁명 당시 포고문, 임명장, 농민군 편지를 비롯해 2023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청일전쟁 화보집, 일본 군인들..

[영화]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 화제작 ‘아침바다 갈매기는’ 11월 개봉

데뷔작 ‘불도저에 탄 소녀’으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거머쥔 박이웅 감독의 신작 ‘아침바다 갈매기는’이 11월 개봉한다. 이 영화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 KB 뉴 커런츠 관객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을 수상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는 작은 어촌 마을에서 탈출을 꿈꾸며 자신의 죽음을 위장하는 젊은 어부와 이를 모른 채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 그리고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고집불통 늙은 선장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책] 공감과 연대라는 한 줄기 희망, 정세훈 시집 『고요한 노동』

인간다운 삶을 위해 분투하는 이들을 향한 희망의 노래, 정세훈 시집 『고요한 노동』이 출간됐다.  현실의 불평등과 불의, 부조리함에 끊임없이 저항해온 정세훈 시인은 이 시집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노동자를 위한 투쟁의 노래를 부른다.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을 향한 공감과 연대를 한 줄기 희망으로 펼쳐낸다고요한 노동 살기 위한, 고요한 노동 어린 들고양이 인적 끊긴 들녘 풀섶에 잔뜩 웅크린 자세로 숨죽인 진을 치고 앉아 있네 풀섶 가 가시덤불 속 들쥐의 동태를 숨죽여 응시하고 있네 죽이기 위한, 고요한 노동

[전시] 항백, 유승호, 황규민 작가 각각의 아이덴티티 ‘각자의 기호’전

항백 서예가, 유승호 회화 작가, 황규민 동양화 작가의 ‘각자의 기호 Marks of Identity’전 이 11월 1일부터 22일까지 갤러리진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세 작가 개개인의 예술적 기호로 전통적 미감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작품이 선보인다. 3명의 작가들은 세대도 전문 분야도 모두 다르지만 문자를 현대적 조형언어로 사용해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표현을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영화] 어린이 영화인 축제 ‘2024 서울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페스티벌’

‘2024 서울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페스티벌’이 한성백제박물관에서 10월 26일 오전 11시 개막한다. 시상은 국내외 경쟁부문과 국내외 특별부문 등 총 8개의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건강한 신체활동, 식습관, 금융, 환경, 표현 부스와 메이커 문화 체험부스가 운영된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형극] 예술도시, 인형극, 아시아 ‘2024 서울인형극제’

‘예술도시, 인형극, 아시아’를 주제로 펼쳐지는 ‘2024 서울인형극제’가 10월~11월 금천, 구로, 영등포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인형극제에서는 영등포아트홀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팝업공연, 서울국제인형극포럼, 구로꿈나무인형극제, 금천인형극제 꼬마인형극장 등 다양한 인형극 프로그램이 무대에 오른다. 자세한 내용은 영등포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연극] 비명자의 고통과 인간의 집착 성찰한 ‘비명자들 3막-나무가 있다’

불교적 세계관 안에서 비명자의 고통과 인간의 집착을 깊이 있게 성찰한 연극 ‘비명자들 3막-나무가 있다’가 11월 8일부터 11월 1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비명자들 3막-나무가 있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고래, 혐오의 물결을 거슬러’의 3년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김동완, 김대진, 박윤정, 홍상용, 사혜진, 장원경, 문종철 등이 참여한다.

[전시] 2024 예술기술도시 ‘Time and Narrative 시간과 이야기’

예술기술융복합문화 지향 사업의 결과물과 담론을 소개하는 2024 예술기술도시 ‘Time and Narrative 시간과 이야기’가 10월 24일부터 11월 4일까지 문래동 (구)하나로마트(경인로719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영등포를 주제로 융복합 기술 활용 신작 창작으로 선정한 작가들과 리서치 과정으로 선정된 작가들 총 12인팀과 기획 작가 6인팀이 참여한 전시와 공연,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예술기술도시 ‘Time and Narrative 시간과 이야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문화도시 영등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세상의 희망을 길어낸 여자들 이야기 ‘열 개의 우물’ 10월 30일 개봉

우리 사회 여성운동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와 호흡하며 연대의 삶을 일구어 온 인물들에 대한 헌사를 담은 김미례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열 개의 우물’이 10월 30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인천의 빈민지역에서 함께 나누고 돌보며 세상의 희망을 길어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