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내가 만난 사람

양은주 화가 - 일반인과 장애인이 동등하게 사는 세상

이동권 2022. 9. 8. 22:57

양은주 화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양은주 화가의 그림에는 참나무 장작과 같이 따뜻함이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작은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지만 거기에는 깊은 나눔이 있고, 이제까지 맛보지 못했던 색다른 감동이 숨어 있다.

 

그림 속 주인공은 정신지체 장애인들이다. 양 화가는 정신지체 아이들이 살고 있는 홍파복지원을 방문해 일요일마다 4시간 동안 자원봉사를 하면서 차근차근 아이들의 얼굴을 그렸다.

양은주 화가는 그림으로 장애인의 삶을 세상에 알리고, 이들에 대한 시선을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그림은 우리가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한지 일깨운다. 

인사동에 처음 문을 연 '갤러리아이'에서 양은주 화가를 만났다. 양 화가는 모든 이들이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동등하게 소유하고 공유하기를 원했다. 

"모든 사람들의 삶이 동등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동등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은 살기 편하다고 어렵게 사는 사회적 약자들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정작 자신이 힘들어질 때 어떻게 되겠습니까? "

양은주 화가의 그림을 보면 얼굴을 일부러 크게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람객이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의 인물이 관람객을 보는 느낌이 나도록 얼굴을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양 화가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장애인을 보는 시각이 대상화돼 있는 것 같습니다. 전시장에서라도 일반인이나 장애인이나 동등하게 만났으면 합니다. 그림 속 얼굴이 작으면 관찰한다는 느낌이 납니다. 때문에 장애인의 얼굴이 관람객들을 압도할 수 있도록 크게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