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 - 스스로 사랑을 선택하라, 알렉상드르 카스타그네티 감독 2013년작

2022. 10. 13. 21:49이야기/그래 그 영화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Love Is in the Air), 알렉상드르 카스타그네티(Alexandre Castagnetti) 감독 2013년작


귀엽다. 재치 있는 입담에 껄껄 웃었다. 예상치 못한 코믹 코드가 장면마다 펼쳐진다. 박장대소는 아니다. 영화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가 ‘개그콘서트’는 아니니, 그 정도의 위트만으로도 고맙다. 재밌게 봤다. 현실적이지 않아 공감이 떨어질 수 있겠다. 하지만 충분히 영화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헤어진 연인을 비행기 안에서, 그것도 옆자리에서 만난다? 가능한 일이다. 

상황 자체가 유쾌하다. 그와 그녀가 나란히 앉아 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상처를 남긴 연인이라면 애초부터 모르는 사람처럼 ‘쌩까기’ 모드였겠다. 하지만 세월도 흘렀고, 악감정도 없다. 다시 시작해볼 마음의 여백도 충분하다. 이런 마음은 그와 그녀의 당황한 표정, 행동, 갖가지 에피소드로 연출된다. 관객들에게 영화의 결말을 납득시키는 중요한 기제다.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사랑의 세레나데가 어떻게 울리게 되는지 알려주는 마음의 소리.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너였어.’ 

결혼이란 무엇일까? 영화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는 이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한다. “당신 곁에서 편안한 것보다 그 사람 곁에서 불안해할래. 용서해줘. 프랭크. 당신은 좋은 남자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결국엔 사랑이 답이다. 그 사랑을 선택할 수 있어야 현실은 행복하다. 사랑, 진실이나 위안, 밝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삶의 원동력은 모두 자신에게 비롯한다. 어느 누구도 그것을 가져다줄 수도 없고, 대신해 줄 수 없고, 그 대상도 될 수도 없다. 각자 몫이다.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이 영화는 사소한 오해와 충돌, 자기애와 갈등이 빚은 촌극으로 진정한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은유한다. 요즘 젊은 청춘들 중에는 평생 살아가야 할 동반자마저 조건만 따지는 선택을 한다. 싫지만 않으면, 적당히 생기면, 학벌이 괜찮으면, 능력 있으면, 돈 잘 벌면, 결혼한다. 시장에서 좋은 과일을 고르듯 사랑도 골라잡는다. 아니면 부모가 정해준 사람을 만나 결혼한다. 행여 사랑을 내걸면 ‘바보’라고 손가락질하고, ‘사랑이 밥 먹여 주냐’고 비웃는다.  

정말 별 사람 없고, 사랑 없이 살 수 있나?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면, 사랑 없는 삶이 무료하지 않다면, 결혼 상대자를 소개해준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다면, 자식 키우는 재미로만 살아도 된다면, 좋은 집과 음식이 사랑보다 소중하다면, 결혼 때문에 차 버린 연인이 계속해서 떠오르지 않는다면, 사랑 없이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이어갈 수 있다면……할 말은 없다. 하지만 한 번 사는 인생이다. 우리가 왜 살아왔고,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가. 

사랑이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과거 연애담은 사랑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한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인생의 모든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사랑을 의심하거나 집착에 빠지게 된다. 잠시 다른 길에 있더라도 평화롭게 봐야 한다. 상대방이 여행을 좋아해 자주 먼 곳으로 떠나고, 새로운 변화와 경험을 찾아 방황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바쁘게 일하거나 공부해도 함께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아야 한다. 진실한 사랑은 무엇이 훼방을 놓더라고 영원불멸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사랑이 아픈 것은 이상한 게 아니다. 정열이 앞서다 보면 슬픔에 겨워 숨도 가빠지고, 심원의 고백도 전달할 수 없어진다. 또 누적된 피로와 괴로움, 공허와 불안도 만들어낸다. 하지만 알아둬야 한다. 사랑의 열정이 식는다고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유행하는 물건처럼 복제하거나 모방할 수도 없다. 상해를 입히지도 않고, 차가운 이익만을 탐하지도 않는다. 또 상대방이 자신만을 사랑하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사랑을 이용해서도 안 된다. 

인간을 자신을 사랑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원천적으로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무엇이 인간을 변하게 했나. 밖이 아니라 안이다. 환경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다. 자신 안의 사랑을 발견할 줄 알아야 상대방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 무분별한 욕망도 끊어야 한다. 운명적인 모습으로 다가온 사랑의 힘에 농락당한 자신이 놀랍고 아름다워야 하고,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연애 중이거나 애인과 헤어져 우울하게 지내는 청춘, 머릿속에 술기운만 도는 남녀가 있다면 이 영화 한 번 보자. 그보다 결혼에 안달이 난 사람, 사랑에도 잔머리를 굴리는 사람, 초특급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는 사람은 이 영화, 재밌게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세상의 시선과 저울질에 상처받은 사람에게는 용기를,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내고 성내다 헤어진 연인에게는 겸손을, 사랑 없는 결혼마저 얼버무리며 선택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특별한 가르침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