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5. 22:07ㆍ이야기/사는 이야기

어머니께서 살아오신 세월은 대부분 기쁨도 없이, 엄격한 감정 속에서 사랑이라는 것도 느끼지 못한 채, 먹고사는 일에 얽매이며 보내온 나날이었지요. 늘 고독하게 앉아 아치형 창문 밑에서 졸고 계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선량하고 억척스럽게, 마치 꿈을 꾸듯이 자식들의 안녕을 기원해 주셨던 어머니. 지난밤의 꿈처럼 흐리멍텅하고 부족한 아들을, 자기주장만 옳다고 우기며 투정 부리는 아들을 이제는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께서는 늘 베풀기만 하셨습니다. 관대함과 엄격함에 충만하셨고 온갖 무가치하고 비본질적인 것, 우연에 대해 현혹되지 않도록 일깨워주셨습니다. 그것은 아들의 가슴에 닿는 축복의 손길이었습니다. 봄날의 미풍처럼 은은한 향기를 지닌,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선물이었지요.
언제부턴가 어머니라는 존재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순간부터 숱한 불면을 겪게 됐습니다. 특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하늘이 까맣게 무너져 내리는 안타까움을 맛보아야만 했지요. 이 세상에서 이토록 사나운 절망이 또 있을까요. 삶이 무한한 것이 아니기에 참고 견딜 뿐입니다. 먼 훗날 어머니라는 이름이 그리움으로 출렁이며 눈물을 흘리는 날이 올 것입니다.
어머니의 과거와 현재 사이의 모든 인생에서, 자식이야말로 가장 자랑스럽고도 값진 것으로 생각하며 삶의 온갖 노고와 고초를 이겨내셨던 그 위대한 힘을 가슴속에 깊이 새기고자 합니다. 항상 아들을 아끼고 사랑해 주셨던 마음으로, 찬란한 밤하늘의 별빛처럼 오랫동안 아들의 가슴 깊은 곳에 남아주세요. 비록 육체는 사라졌지만 부디 오래오래 곁에.
정말로 고맙고, 고맙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자식 걱정은 잊고 편안하게 쉬셨으면 합니다. 이삭이 익어 가는 금빛 들판처럼, 그 옛날 ‘청춘’이라는 열정처럼, 시도 때도 없이 넘치던 어릴 적 환한 미소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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