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찡찡해 있는 얼굴은 주위 사람들도 찡찡하게 만든다. 웃음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지만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현대인들은 도통 웃질 않는다. 많이 웃을수록 성공한다는 얘기도 있다. 크게 웃으면 엔돌핀이 나와 생활도 즐겁고, 오래 살도록 돕는단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웃질 않는다.
웃음은 관심의 반영인 것 같다. 웃겨야 웃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을 때 웃음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달리 말하면 얼굴이 굳어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쏟는 관심이 커서다. 씀씀이를 너그럽게 갖고 이타적인 마음으로 산다면 당연히 웃음은 많을 수밖에 없다.
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고 웃음이 난다. 지친 마음에 휴식을 주고, 상처받은 영혼에 연고를 발라주는 소중애 작가의 그림이다. 소중애 작가는 1984년 첫 동화집 ‘개미도 노래를 부른다’를 발표한 뒤 꾸준히 동화책을 낸 유명 작가다. 그는 아이들과의 생활이 즐거워 작가가 됐고, 숙명처럼 동화를 쓰게 됐다. 그는 해강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중애 작가는 언제부턴가 돌에 관심을 갖게 됐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돌들이 자신을 향해 손짓을 하기 시작했단다.(동화 작가 같은 표현이다.) 울퉁불퉁하고 불거진 돌의 형태와 선들이 아이들과 닮았다는 것. 이후부터 그는 돌을 수집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옷을 입히듯 돌에 색칠을 해 재미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여행을 좋아해서 많이 다닌다. 여행지에서 쓸 만한 돌이 있으면 수집해온다. 동화작가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돌에 그림을 그려보니까 재밌더라. 그림을 보는 사람들마다 웃고 가니까 기분이 좋다.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다.”
소중애 작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꽃그늘 아래 다정하게 앉아 있는 남매, 물구나무 선 개구쟁이, 물고기를 타고 우주여행 가는 꿈속의 아이, 내일도 재밌게 놀자고 약속하는 친구, 오줌 멀리 싸기 내기를 하는 아이, 맑은 시냇물에서 멱을 감는 소년, 얼굴색은 달라도 마음이 통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엄마한테 비밀로 해달라는 아이 등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물론 아이들은 모두 들쑥날쑥한 이를 드러내 놓고 활짝 웃고 있다.
소 작가가 아이들의 일상을 생기발랄하게 그려낼 수 있는 이유는 아이들 가까이에서 생활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38년 동안 교직에 몸담았다. 그래서 누구보다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높다. 그림 속 상황이나 아이들에 대한 묘사에 현장감이 살아 있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아울러 그의 그림에서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지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웃으며 살자’,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는 넉넉한 마음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색칠하고 옷을 입혔다. 그랬더니 돌 속 아이들이 웃기 시작했다. 재잘재잘 시끌시끌 떠들었다. 참으려고 했는데 결국엔 나도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모두에게 ‘웃는 돌’이 웃음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
지구에서 웃을 수 있는 생명은 인간뿐이다. 웃음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마음속에 여유와 평안도 생긴다. 웃음은 고통과 싸워 이기게 하는 마술도 부린다. 웃는 낯에는 침도 뱉지 못한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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