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미술과 인물

최민식 - 민중의 희망을 기록한 사진가

이동권 2022. 9. 28. 00:49

부산 1969, 부산 1985'

 

최민식 사진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다큐멘터리스트다. 그는 민중의 고단한 생활을 적나라하게 사진으로 기록했다.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근대화를 이룬 역사의 한 단면을 숨김없이 담아 사실성을 극대화했다. 그런 이유로 그는 삼청교육대에 끌려갈 뻔했다. 중앙정보부에도 수차례 불려 갔다. 수많은 나라의 사진공모전에 입상해도 비자를 내주지 않아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의 사진은 따뜻함으로 가득하다. 가난하지만 그 힘든 현실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려는 민중의 땀과 억척스러움이 짙게 묻어난다. 예를 들면 부산의 자갈치시장에서 한 아주머니가 선 채로 아이에게 젖을 먹이거나 한쪽 팔과 다리가 없는 청년이 신문을 팔고 있는 사진이다. 

최민식 작가는 생전 자신을 '거지작가'라고 얘기했다. 더군다나 네팔, 인도 등지에서 찍은 요즘 사진들로 '국제 거지작가'라고 불린다고도 했다.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진을 보고 새 힘을 얻게 된다. 그의 우리의 '희망'을 기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