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미술과 인물

수 윌리암스(Sue Williams) - 남성 중심과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

이동권 2022. 9. 27. 19:28

Mom's Foot Blue and Orange, 1997 ⓒSue Williams, MoMA


수 윌리암스(Sue Williams)의 작품은 번들거리는 기름처럼 매끄러운 냄새를 풍긴다. 강물을 타고 흘러 내려가는 나뭇잎처럼 유연하고, 대리석 조각이 놓인 테라스 틈새로 파고드는 바람 소리처럼 몽환적인 감흥도 불러일으킨다.

그녀의 작품은 기존의 추상작품과 성격을 달리한다. 그녀는 인간의 신체 부위 같은 이미지들을 나열하고 병합해 추상화한다. 추상화지만 그 자체가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는 정형성을 가지고 있다.

수 윌리암스의 작업은 즉흥적이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 기억, 상처 등이 사색의 바탕이 되지만 그 표현법만은 무서운 속도로 흐르는 물과 같이 거침이 없다. 그 파장은 매우 커서, 예술과 힘의 관계를 뒤틀 정도다.

수 윌리암스는 1980년대 초포스트모던 페미니스트 미학에 반향을 일으켰다. 성 불평등을 초래한 사회의 가부장적 규범을 거부하고 남성 중심적인 개념을 뒤엎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성(gender), 성의 차이(sexuality), 인간의 욕망 등에 대한 편견과 환상을 자신의 미적 언어를 통해 배설하고 때론 정치적으로, 때론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논쟁을 야기하고, 선동했다.

 

Excessive Digits. 2003 ⓒSue Williams, MoMA

 

Blue Foot, Red Shoe, 1997 ⓒSue Williams, uffalo AKG Art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