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기억할 것이다.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에 설치된 조나단 브로프스키(Jonathan Borofsky)의 2002년작 '해머링 맨(Hammering Man)'이다. 이 작품은 노동의 신성함과 숭고함을 일깨우는 조각이다.
조나단 브로프스키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1995년이었다. 경복궁에서 삼청동 방면으로 올라가다 보면 건물이 하나의 조각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국제갤러리가 있는데 그 지붕 가장자리에 그의 작품이 '걷는 여자(Walking Woman)'이 설치돼 있었다. 이 작품은 빨간 티셔츠와 파란 바지를 입고 하늘을 향해 걸어가는 여자를 형상화했다.
국내에서 브로프스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 또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싱잉 맨(Singing Man)'이 설치돼 있다. 이 작품은 한 남자가 목을 뒤로 젖히고 하늘을 향해 큰 소리를 외치는 형상을 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귀뚜라미 사옥에도 그의 작품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들(Walking to the Sky)'이 설치돼 있다.
조나단 브로프스키는 1973년 첫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지금까지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 폴라 쿠퍼 갤러리, 스위스 바젤의 쿤스트 뮤지엄, 덴마크의 루이지애나 뮤지엄 등의 전시에 참여하며 명성을 쌓았다. 현대 서구 미술의 주요 흐름이었던 개념주의와 미니멀리즘에 자신만의 독특한 구상주의와 초현실주의를 결합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1992년 독일 카셀의 도큐멘타에서 프리데리치아눔 광장 앞에 거대한 조각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을 설치해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끌면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조나단 브로프스키의 작품은 어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일상을 담고 있으며, 전 세계 많은 도시의 공공장소와 빌딩 앞에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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