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 - 장준하 일대기 051. 끝없는 동지애와 조국 독립의 약속 - 두 동지를 위한 항변

2026. 8. 28. 21:52ㆍ책/칼로 새긴 장준하

장준하가 두 동지의 사식을 챙겨주는 동안 세 사람 사이에 끈끈한 동지애가 몽글몽글 피어났다. 잠자리는 달랐지만 서로의 가슴에 동병상련의 고통이 꿈틀댔다. 조국 독립을 위해서는 조국에 바치는 사랑과 뜨거운 동지애가 절실했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해서 각자도생을 선택해 버리면 독립의 길은 요원했다. 함께 뭉쳐 투쟁해도 될까 말까 했다.

영내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두 동지가 중앙군관학교를 떠나 중국 육군형무소로 이송된다는 얘기였다. 육군형무소에 들어가면 굶겨 죽인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이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자 장준하는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은 아픔이 찾아왔다. 어떻게든 두 동지가 형무소에 끌려가는 것을 막아보려고 했다. 한국광복군간부훈련반 훈련병으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해도 죽음을 방치하는 형무소에 보내는 건 참을 수 없었다. 두 동지가 조국 독립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일본군에서 탈출한 그 결기를 허망한 죽음으로 대신할 수 없었다. 장준하는 <등불>을 함께 편집했던 동지들을 찾아가 구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동지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정잡배나 협잡꾼보다 못한 행동으로 한국광복군간부훈련반의 사기를 꺾고 더 나아가 조국을 욕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장준하는 한국광복군간부훈련반 전원을 강당에 불러 모아놓고 마음을 전했다. 눈물을 쏟아내면서 두 동지가 형무소에 끌려가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과거의 과오 때문에 자기편인 동지들에게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꾸짖으면서 뜨거운 동지애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또 두 동지가 벌인 행패는 결코 두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훈련병 모두의 죄라면서 군관학교에서 총 한 번 들지 못하고 몇 개월을 허송세월로 보냈던 비애를 함께 느껴보라고 다그쳤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장준하의 연설은 훈련병들의 심장을 후벼 팠다. 자기감정에만 치우쳐 진정 중요한 것을 놓쳤던 자신을 성찰했다. 바로 끝없는 동지애와 조국 독립의 약속이었다. 훈련병들은 모두 그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곧바로 한국광복군간부훈련반 전체의 의견은 모아졌고, 두 동지의 석방을 군관학교에 요청했다. 학교 측은 이들이 저지른 모든 책임을 한국광복군간부훈련반 전원이 공동으로 진다는 다짐을 받고 석방을 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