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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만취

12. 겹겹이 쌓이는 환희



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 늦가을. 

밤하늘이 검게 내려앉으면 사람들은 한강 둔치에 모인다. 

기대와 설렘이 묻어난 얼굴로 손에는 간식과 담요,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 숨을 죽인다. 

첫 불꽃이 터질 때를 기다리며.

 

 

 

 

 


작은 빛이 어둠 속에서 폭발하며 퍼지면 그 순간 하늘은 온통 색으로 가득 찬다. 

붉고, 노랗고, 파랗고, 녹색의 빛이 번지고, 그 빛은 금세 사라지지만, 마음 속에는 오래도록 잔향이 남는다.

 

 

 

 



불꽃놀이는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그 속에는 순간의 감동과 사람의 마음이 겹겹이 쌓인다.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하고, 연인들은 서로의 어깨를 잡고, 노인들은 옛날 이야기를 떠올리듯 조용히 웃는다.

 

 

 

 

 


짧은 폭발 속에서 느낀 감동, 순간이 지나간 자리에서 울리는 마음의 떨림, 그 모든 것이 가슴속에서 동시에 반짝인다.

나는 다시 잔을 채웠다.

불꽃이 술잔에 비쳐 은은히 흔들렸다.

바람은 조금 더 차가워졌지만 속은 오히려 더 따뜻했다.

 

 

 

 



마지막 불꽃이 하늘을 가르고, 모든 빛이 사라진 후에도 나는 눈을 감았다. 
불꽃놀이는 결국 삶과 닮아 있다. 

순간은 짧고, 화려하지만 사라지고 나면 남는 건 기억뿐.

 그 기억 속에서 사람들은 웃고, 눈물 흘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 빛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