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맛으로 먹던 을지면옥 물냉면이 15,000원으로 올랐다.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들렀다가 깜짝 놀라 혀를 내둘렀다.
을지면옥은 재개발로 문을 닫았다가 낙원동에서 영업을 재개하면서 냉면 가격을 기존 13,000원에서 2,000원을 인상했다. 술안주로 곁들이던 수육도 30,000원에서 35,000원으로 올렸다.
평양냉면 맛집으로 소문난 냉면집들도 미쳤다. 염리동의 을밀대, 필동의 필동면옥, 충무로 봉피양도 가격을 인상했다. 평양냉면을 한 그릇 먹으려면 을밀대는 16,000원, 필동면옥은 14,000원, 봉피양은 16,000원을 내야 한다.
나는 사실 진한 육수의 평양냉면(물냉면)과 걸쭉한 비빔장의 함흥냉면(비빔냉면)을 좋아하지만 을지면옥은 요즘 음식처럼 새콤달콤하지 않고 슴슴한 육수와 개운한 비빔장이 부담스럽지 않아 들르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젠 냉면 값이 부담스러워 가기 어려울 듯싶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에, 같은 값이라면 내 입맛에 맞는 냉면집으로 갈 생각이다.
냉면은 더는 서민 음식이 아니다. 가족 4명이 자리에 앉아 10분 동안 몇 젓가락 먹고 나면 60,000원이다. 평양냉면 주재료인 메밀의 도매 원가 인상이 주 원인이라고 하지만 손님들이 줄 서서 먹는 유명 냉면집을 보고 있으면 숨이 턱턱 막힌다. 유명 냉면집들은 10,000원 점심값마저 부담스러워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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