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힘은 위대했다. 자연을 예술로 승화시킨 인간의 힘. 하지만 그 힘의 근원은 자연에 있다. 시간의 풍해를 견디고, 환경의 변화를 이겨내면서 본연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자연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신작로를 따라 나무와 나무 사이를 헤치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만끽한다. 미련 없이 떠나 자연과 동화되는 나그네의 즐거움이 바로 이런 게 아니겠는가. 순천국제정원 관람은 순진한 기쁨을 포식하고 마음껏 휴식을 취하며 눈과 가슴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전 세계가 산업화의 후과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이 낳은 결과는 너무도 비참했다. 자연생태계는 교란되고 파괴됐으며, 갖가지 자연재해를 만들었다. 그 결과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과 생태로 옮겨가고 있다. 조금 더 불편하고 부족하게 살더라도 인류의 미래와 번영을 위해 생태자원을 지키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순천국제정원도 이러한 위기 속에 탄생됐다.
국제정원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처럼 푸근했다. 뜨거운 햇빛이 목덜미를 따갑게 했지만 반복되는 일상을 새로운 것으로 채워보려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은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관람객 중에는 국제 행사에 걸맞게 외국인들이 많았다. 여기저기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가 자연의 숨소리와 공명되며 울려 퍼졌다. (코로나 19 이후 대폭 감속한 박람회 관람객이 2023년부터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정원에 서면 일본의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가 생각난다. 의미와 가치는 다르지만 느껴지는 감동은 비슷하다. 멋스러운 전원의 녹색물결이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남을 정도로 아름답다.
소개 책자를 보니 제대로 구경하려면 1박 2일 정도 시간이 필요할 듯싶다. 마음이 바쁘면 제대로 볼 수 없으니 넉넉하게 일정을 잡고 찾길 바란다. 그래도 시간을 뺄 수 없는 관광객들에게 꼭 관람해야할 시설을 소개하면 첫 번째로 국제습지센터를 꼽고 싶다. 이곳에서는 3D 입체영상을 감상하고 세계 각 국의 다양한 습지 생물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곳은 전시물의 70%가 살아있는 생물로 전시되고 사용되는 에너지의 42%를 자체 생산한다.
창덕궁 후원, 담양 소쇄원과 영양 서식지 등을 재현한 한국전통정원도 꼭 들려봐야 한다. 이곳은 편백숲길을 걸으며 정원 전체를 조망하거나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또 컨테이너를 이용해 한글로 외부를 디자인하고 내부에 세계 어린이들의 꿈을 담은 그림 14만 여점이 전시된 꿈의 다리도 근사하고, 세계5대연안습지 순천만을 연결해주는 무인궤도차는 정원에서만 체험이 가능한 시설이다.
'이야기 > 여행과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화개재 - 메마른 감성 일깨우는 트래킹 (0) | 2022.10.10 |
---|---|
봉원사 - 연꽃에 취하다 (0) | 2022.10.09 |
커피커퍼 - 국내 최초의 상업용 커피농장과 커피박물관 (1) | 2022.10.05 |
부산 - 추천 ‘하루 부산국제영화제 즐기기’ (0) | 2022.10.02 |
부산 - 세월이 내려앉은 보수동 헌책방 골목 (0) | 2022.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