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내가 만난 사람

박효미 동화 작가 - 돈보다 중요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

이동권 2022. 9. 26. 16:24

박효미 작가의 책 오메 돈 벌자고?


장편동화 ‘오메 돈 벌자고?’를 발표한 박효미 작가를 만났다. 이 책은 한 아이가 부자가 되기 위해 욕심을 부리고 요행을 바라는 과정을 그린 동화로, 물욕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단면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살면서 돈보다 더 중요한 어떤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왜냐면 지금은 모든 가치가 돈이다. 예전에는 돈을 어떻게 버느냐도 중요했다. 하지만 요즘은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예전에 ‘복부인’이라면 비아냥거리는 투가 있었다. 부자이긴 하지만 돈을 버는 방식이 비정상적이라면 동경하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돈이 많으면 된다.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도 있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그것이 꿈이 돼버렸다. 안타깝다.”

대부분의 작가가 그렇듯 박효미 작가도 글이 좋아서 작가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특별히 ‘동화작가’를 선택했다.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봤다. 책이 탈출구였다. 어른이 되고 나서 삶에 지쳐 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6개월 1년 고민하다 보니까 어린이 책을 써야겠다 싶었고, 동화책을 찾아서 읽어보니까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박효미 작가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구석도 많다. 힘들 때,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에 들른단다. 또 사춘기 소녀처럼 아이돌 그룹인 지디앤탑, JYJ도 좋아해 딸에게 ‘정신 차려라’라는 소리도 가끔 듣는다.

박 작가가 우리 사회에 내뱉는 쓴 소리를 들어보자.

“요즘은 어린이 책이 전반적으로 힘들다. 그 이유는 가치관이 달라져서다. 예전에는 우리 아이의 성적이 당장 안 나오더라도 책을 읽게 하는 부모들이 많았고, 그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들이 문학은 성적에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 중심으로 가고 있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자기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성찰하고 성장하는 것이고 그것이 삶의 기반이 될 텐데, 그런 기반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아쉽다. 엄마들이 책을 골라주려고 애쓰고, 또 지식정보 위주보다는 문학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