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 오래전부터 예견한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닥쳤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 50대에 은퇴 비슷한 은퇴를 맞았다. 그러나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문턱이다.
우선 오랫동안 기자로서 활동했던 삶을 정리한다. 일선에서 물러서면 자연스레 현실정치와도 거리를 두게 될 것 같다. 내 뒤를 후배들이 채우는 일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대신 책방 일을 시작한다. 손님을 맞이하고, 서가를 정리하며, 커피를 내리는 하루가 내 앞에 펼쳐질 것이다. 소소하지만 바쁘게 흘러갈 그 시간들 속에서 개인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겠다.
책방 일과 더불어 편집자로서 책을 엮는 일은 계속한다. 일종의 프리랜서 일인 셈이다. 해마다 네 권 이상의 좋은 책을 꾸준히 세상에 내놓고 싶지만 뜻대로 될지 알 수 없다. 다만 그 바람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 것이고, 또 다른 기쁨을 발견하게 할 것이다.
나의 오래된 즐거움은 여전히 소설 쓰기다. 책은 단지 출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더 많은 독자에게 닿고, 그들의 삶 속에서 읽히는 순간 비로소 살아난다. 문학상은 그 길로 가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미 응모할 작품들을 써두었으니, 이제는 이 소설을 차분히 다듬어야 한다.
지금은 SNS를 하지 않지만, 곧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인스트그램이 아니라 이 홈페이지에 업로드 할지 모른다. 한 번 해보니 영 어색하다. 친구 추가 같은 걸 해야 하는 방식이 여전히 낯설다.) 책방에서의 하루와 그 안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고 싶다. 그 기록을 글로 남기고, 시간이 흐르면 다시 다듬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낼 것이다. 중년에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힘이 되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